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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를 보며 떠올려진 것들...눈 가는 대로/[영화]영화 2009. 12. 21. 15:47728x90
예고편보다 재미있는 몇 안되는 영화였다.
영화도 잘 만들었지만,
그 보다 큰 이유는 예고편이 영 별로였기 때문이다.
그다지 보고 싶은 느낌을 안 주는 예고편.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겠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늑대와 춤을'의 분위기를 풍긴다.
유럽인들은 지구인으로, 아메리칸 원주민은 나비(Navi)족으로 바뀌었을 뿐.
그러다가 영화가 종반으로 가면서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의 길을 따라가게 된다.
아쉬운 점이 남는 CG와 어디서 본 듯한 내용들.
'최고의 영화'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는 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떠올려지는 몇가지 상징들.
사실 상징이라기 보다는 주관적 느낌이겠지만...
우선 이름에서 주는 상징이 있다.
아바타에서는 여러 신화에서 이름을 끌어왔다.
단순히 여기저기서 끌어온 것은 아니고 어떤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가장 먼저, 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이 주로 활동하게 되는 몸인 아바타는
고대 인도에서 땅으로 내려온 신의 화신(化身)을 의미한다.
'하늘의 인간'으로 불리는 전지전능한(?) 인류가
원주민에 접근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신이다.
'판도라성'의 판도라(Pandora)는 그리스 신화에서 인류 최초의 여성을 뜻한다.
그러나 판도라라는 여성 보다는
열면 안되는 상자를 열어서 불행과 행복이 시작하게 되었다는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로 더 유명하지 않나 생각된다.
영화에서도 인류에 의해 열린 판도라라는 별에 남겨진 행복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미 온 세상에 퍼져버린 불행은
언제든 속편에서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레이스 박사 등이 군대의 간섭을 피해 옮겨가게 되는 할렐루야산.
할렐루야는 고대 히브리어로 '야훼를 찬양하라'는 뜻이다.
그리스도교 전례에서 많이 사용되어 종교적 색체도 느껴지는데
성스러운 곳임을 의미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지구인들이 나비족을 대대적으로 공격할 때 사용되는 전투헬기 발키리.
발키리는 북유럽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처녀들이다.
북유럽신화의 발키리 보다는 마크로스의 발키리가 먼저 떠올려지긴 하지만.
그 외에 직접적인 용어로 사용되지 않았어도,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다.
예를 들면, 아바타와 본래 몸과 오가며 느끼는 혼란에서는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을 떠올리게 된다.
덤으로,
제작자가 한국어를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 나비족의 나비(Navi)와 나비[蝴蝶]를 엮을 수는 없겠지만
우연히 나비와 나비의 발음이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낯선 자연환경과 동물들과의 교감 등은
일본 애니메이션 '바람의 계곡의 나우시카'를 연상시킨다.
아름다운 자연 사이로 펼쳐진 하늘에 떠 있는 섬들은 걸리버 여행기의 라퓨타 섬을 생각나게 한다.
걸리버 여행기 완역본을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사실 일본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가 더 생각나지만.
영화를 보다가 안해도 되는 생각들이 떠올라서 잠깐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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