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겨울이 춥다는 것은 다 아니 춥다는 말을 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춥다는 걸 알지만 얼마나 추울지 일기예보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문득 몇년전 회의시간에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그때 자리에 계셨던 분들 중 이 글을 읽고 계실 분들은 없겠지만…
쑥 대리는 있었으려나?
그때 나왔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꺼지기 전에는 아무도 버블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이 버블인지 아닌지 아무도 모른다.
버블이든 아니든 모르지만 전세계적인 과잉유동성은 우려된다.
이미 경기가 정점에 가까워 오는데,
미국이 금리를 빨리 올려서 여유를 확보해 두지 않으면
경기 하강시 금리정책을 펼칠 여력이 없을 것이다.
과잉 유동성으로 인해 시장참여자들이 모두 리스크에 둔해지고 있다.
시장이 리스크에 둔해지고 있는 것은
전세계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미국이다.
빚과 소비로 지탱하고 있는 성장동력으로서의 미국은 이미 기능을 상실했다.
하지만 대체할 성장동력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꺾였지만 중국과 인도가 떠오르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발 위기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리스크이기에 어느 정도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위험을 분석하는 것을 외면하고 있고,
운이 좋든, 미국이 정신을 차리든 그런 일이 안 벌어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금 상황에서 리스크와 수익을 비교하면 투자할 만한 상품이 없다.
어쩔 수 없기에 투자를 해야 하고, 대신 개별 투자안을 보다 선별적으로 투자하자.
그 회의에 계셨던 분들은
구체적으로는 아니지만 미국발 위기를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보며
그것봐 난 그럴 줄 알았어라고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 회의에 참석했던 분들만이 아니라
아마, 다른 사람들도 이미 느끼고는 있었을 겁니다.
아니 아마가 아니라 분명, 외부에서 만나본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가격은 2005년을 정점으로 주춤하기 시작했고,
2003년 1%를 찍은 후 미국의 FRB도 금리를 올리고 싶어했지만
나름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다만…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 뿐.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 되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때 막연히 나마 떠올랐던 것에 비하면
지금까지 진행은 매우 작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가 근거가 있는 이유고
실제로 점점 어려워 하고 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에는 우리나라나 아시아만 어려워서 수출은 가능했지만
지금은 안 어려운 나라가 없기에
외환위기와 비교될 수 없다라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 모든 것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몇 년 전에 믿기 싫어 했듯이,
지금도 단지 제가 믿고 싶어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각 국에서 공동으로 취해온 저금리 정책이 문제를 일으켰듯이
공동으로 대응하면, 문제를 조금씩 풀어갈 수 있다고.
우리나라 역시 위기를 벗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정치인들이 정쟁에만 매달리지 않고 다같이 협력한다면.
겨울이 이제 시작일지라도 봄은 오리라고.
빙하기가 오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