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란투스 [snowdrop; Galanthus]: 페르세포네(Persephone)의 꽃
갈란투스는 하얀 꽃잎으로 인해 스노드롭(snowdrop) 또는 설강화(雪降花)라고도 불립니다. 사랑(love), 위로(consolation), 희망(hope)과 같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죠.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 보일 수도 있나 봅니다. 흰색의 꽃잎이 수의(shroud)를 닮았다고 하여 죽음(death)이나 불운(bad luck)과 관련되기도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지하세계의 여왕인 페르세포네(Persephone)와 연관짓기도 하죠. 죽음과 관련되지만 부정적이 아닌.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는 절세미인이어서 데메테르는 불안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행동을 보면 불안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안전하게 딸을 키우고 싶던 데메테르는 페르세포네를 시칠리아 섬에 숨겨 두기로 하죠.
시칠리아 섬의 숲에서 오케아노스의 딸들과 놀던 페르세포네는 어여쁜 수선화가 핀 것을 보고 다가갔다가 그만 하계의 신 하데스(Hades)에게 납치되고 맙니다.
일설에는 하데스는 전부터 페르세포네와 결혼하고 싶어 했지만 어머니 데메테르가 반대할 것이 분명했으므로 제우스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하데스의 소망을 들어주기 위해서 제우스가 몰래 수선화를 그 곳에 놓아두었다고도 합니다.
딸이 사라져 버리자 데메테르는 딸을 찾으러 온 그리스를 다 돌아다녔습다. 하지만, 다 돌아다녀봐도 지하로 붙잡혀 간 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분노한 데메테르는 대지에 극심한 가뭄을 일으켰습니다. 설에 따라서는 데메테르가 상심에 빠지자 대지가 생기를 잃어갔다고도 합니다.
분노 때문이든 상심 때문이든 지상에서는 초목이 시들고 곡식은 말라 죽어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다가 지상의 생명이 다 죽을 것 같다고 여긴 제우스는 하데스에게 페르세포네를 어머니에게 돌려보내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계의 음식을 먹은 사람은 지상으로 돌아갈 수 없었는데, 이를 모르던 페르세포네는 이미 하데스가 준 석류를 한 알 먹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페르세포네를 돌려주기 싫었던 하데스가 이미 손을 써 놓았던 것이죠.
데메테르와 하데스 사이에서 고민하던 제우스는 절충안을 내놓았습니다. 페르세포네에게 1년의 3분의 2는 지상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나머지 3분의 1은 하계에서 하데스의 왕비로 지내라는 것이었습니다.
데메테르와 하데스는 하는 수 없이 제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후 페르세포네가 하계로 가고 없는 동안 데메테르는 슬픔에 빠져 지상을 돌보지 않았고, 페르세포네가 하계에서 올라오면 기쁨에 넘쳐 대지에 다시 온갖 생명들이 자라나게 하였답니다.
페르세포네가 하계에 있다가 봄에 지상으로 올라오는데 이때 피는 꽃이 바로 갈란투스라고 합니다.
척박한 겨울에 생명을 되살리는 긍정적 의미와 지하세계에서 온다는 부정적 의미를 같이 갖고 있다고 합니다.
Image: Galanthus woronowii
Date: 22 February 2011
Author: Meneerke bloem
Source: Wikimedia Commons in the public domain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Galanthus_woronowii10.jpg
Image: The Return of Persephone
Date: 1891
Artist: Frederic Leighton, 1st Baron Leighton (1830–1896)
Source: Wikimedia Commons in the public domain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Frederic_Leighton_-_The_Return_of_Persephone_(189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