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련 반복되는 문구들
세미나를 참석하거나 사람들을 만나면 AI에 있어 반복되어 강조되는 말들이 있습니다.
"No substitute for Experience"
경험을 중시합니다. 표준화하거나 데이터로 나타내기 힘들고 공개된 딜 보다 시적인 딜이 많은 특성에 기인하겠죠. 부동산이든, SOC든, 자원개발이든, 신재생이든 다들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고, 때론 경험이 전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혹자는 이런 주장에 거부감을 갖기도 합니다. 그들 만의 인너서클을 강화하기 위한 논리 아니냐는 반발이죠.
그런 의도도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펀드와 운용사를 선정할 때 운용역의 경험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험을 쌓아가는게 중요하다는 점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Build in-house expertise"
내부 전문가의 육성.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혹자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하는 말 아니냐고 보기도 합니다.
한국의 경우 운용사가 많고 만기가 예전보다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짧은 만기의 펀드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시장도 좁아 누가 누구인지 뻔히들 압니다. 투자하는 펀드의 존속 기간 중 Key man risk를 보기는 하지만... 운용역의 잦은 이동에 비교적 관대합니다. 조건이 더 좋으면 옮기는 걸 자연스럽게 보고, 자주 옮기면 능력있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2년 이내에 옮기면 감점을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바닥이 원래 그렇지라고 여깁니다.
금융위기 전, 예전에 한 사람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증권사나 운용사. 그리고 펀드매니저들이 펀드 투자자들에게는 장기투자를 권하면서 자기네들은 떠날 생각만 하는데 장기투자를 하고 싶겠냐고.
그 사람 말이 아니더라도 장기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투자나 관리를 해 줄) 사람들도 장기로 있어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말입니다.
주식이나 채권같은 전통적 투자안들도 장기투자가 중요합니다. 유동성이 낮고, 만기가 긴 AI의 경우는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상장주식이야 말도 안되는 가격에 사고 팔면 금방 발견됩니다. 하지만 AI의 경우 건마다 다르니 그 가격이 제대로 된 가격인지 다른 사람은 알기 어렵습니다. 담당자가 떠났을 때 새로 온 후임자가 관리하고 exit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자기 펀드라는 애착도 떨어지고요.
그렇기에 내부 전문가가 더 중요합니다.
내부 전문가란 그냥 현시점에 그 회사에 속해 있는 전문가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그 회사와 같이 해 온, 더 중요한 건 앞으로도 같이 할 그런 전문가입니다.
"Selective outsourcing"
AI에서 아웃소싱을 전혀 안할 수는 없습니다. 법률 같은 건 필수입니다. 하지만 투명성이 낮은 투자안을 아웃소싱에만 맡긴다는 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꼴입니다.
일부 기관은 투자안 발굴 전반을 자문할 컨설팅 기관을 선정하기도 합니다. 유용성에 대해서는 저마다 생각하는게 다르겠지만 알아두어야 할 건 컨설팅 기관도 객관적 제3자가 아닌 이해관계 당사자입니다. 그들도 그들의 고객이 있고, 또한 누군가의 고객이기도 합니다.
어떤 식으로 되었든 어떤 업무가 되었든 아웃소싱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맡겨서는 안됩니다. 내가 알아야 하는 부분이 있고 선택적으로 맡겨야 합니다.
"Reliable counterparty"
아웃소싱이든 직접 투자든 믿을 수 있는 상대방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죠. 그런 거래 상대방을 찾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경험과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게 공통된 의견입니다.
모르니까 아웃소싱을 하거나, 모르니까 컨설팅 회사를 쓰거나, 모르니까 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그런 것들은 내가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수준까지는) 알지만 손이 부족해서 쓰는 보완적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