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기로 했습니다. 거북이는 자기가 느리니 10미터 앞에서 출발하겠다고 합니다. 토끼는 자신이 그래도 빠를거라고 생각해서 흔쾌히 승락합니다. 그러자 거북이가 말하죠. 보나마나 자기가 이기니 기권하라고. 그러면서 설명합니다. 토끼가 자신이 있는 곳까지 오는 동안 자기는 얼마간 앞으로 나가 있을 것이라고. 그러면 토끼가 다시 자기가 있는 곳까지 갈텐데 그동안 자기는 또 앞으로 가있을 것이고, 이런 것이 반복되면서 결국 토끼가 자기를 앞설 수 없다고. 수학에 나오는 잘 알려진 역설 중 하나입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단번에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몇년전 한국 기업 중 일부에서 말했습니다. 경제연구소에서 한국기업과 중국기업 간 기술격차가 산업에 따라 짧으면 6개월, 길어도 2년이라고 했을 때, 중국이 따라올 동안 자신들은 가만히 있냐며. 그동안 또 앞서가 있을 것이고, 중국이 또 따라오면 다시 앞으로 나갈테니 추월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어느덧 그 위험은 이미 현실화되었습니다.
제조업의 전반적 어려움. IT 또는 인터넷 강국이라고 스스로 위로하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 중국인이 찾지않으면 휘청일 취약한 서비스업.
생존 자체가 과제가 되어가는 산업들을 보며 혹자는 보험 등 금융산업이 안정적이라고 합니다. 비록 개방은 했지만, 내수 위주의 시장이어서 중국 등 외부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며.
성장이 정체되면, 금융산업도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 내수시장에 의존해 온 국내 금융기관이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개별 회사의 특성과 전략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금융회사들이 많습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금융회사들이 한국시장에서 이름만큼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시장이 글로벌 기준에서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시장은 매력적이나 다른 나라에 진출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여러 금융회사들이 오래 전부터 꾸준히 해외진출에 관심을 갖고 시도는 해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선진(?) 금융회사만이 아니라 중국이나 인도 등의 이머징 금융회사들도 한국을 진출하려고 있죠. 시간이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성장이 힘에 붙인 상태에서 국내 금융시장이 더 이상 안전지대로 남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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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생각나는 대로 그때 그때 메모하듯 적기는 좋지만 생각이 점점 짧아지는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