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아닌 몇사람의 기억에 의존해서 내용자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나 큰 흐름이 잘못되지는 않았을 것 같아 그대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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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
너무도 옛날 일 같지만... 조직이 변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흐를 수 밖에 없습니다.
10년여전 D보험사.
매출은 높았으나 수익측면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투자수익률 1위로 지탱해 오던 중 투자수익률 1위를 당연시 하던 D사는 수익성보다 안정성으로 투자전략을 선회하였습니다. 동시에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업계최고였고 신입사원 연봉도 2,400만원으로 당사 2,100만원을 상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외환위기를 겪으며 회사에 대한 평은 극도로 악화되었습니다. 경쟁사의 일부 관리자 분들은 경쟁사 비교시 D사를 포함시키면 거기는 회사가 아니라 감독원에서 돌봐주지 않으면 벌써 문닫았을 쓰레기라면서 당장 빼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외환위기로 인해 L사는 상여금을 반납하였고 회사가 수익이 나며 다시 돌려받았지만, D사는 상여금을 삭감하였고 base가 내려앉으며 이후 연봉수준은 L사보다 낮게 됩니다.
그외에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지속하며 D사 직원들은 힘들어 했습니다. 지금은 M사로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S는 연배는 저보다 위였지만 저를 만날때마다 내 밑이라도 좋으니 L사에서 자기를 뽑아달라고 조르곤 할 정도였습니다.
그로부터 5년 정도 지난 뒤...
D사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직원들은 강력한 구조조정과 연봉수준에 적응하게 됩니다. 그리고 L사 부회장d은 어느 교육과정인가 특강 중 말씀하십니다. H사는 따라잡기 쉬워보이지만, D사는 해보니 탄탄해서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는 없겠다라고.
그 무렵 제가 만났던 D사 자산운용쪽 사람은 그런 이야기도 합니다.
L사가 투자수익 1위라고 할 수 있는 건 L사가 잘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지나치게 안정성 위주로 운용했기 때문이라고. (제가 그말에 동의하는 건 아니고, 그들이 한 말을 옮길 뿐입니다.) 이제 수익성을 챙길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5년 내에 투자수익 1위를 되찾아 가겠다고.
또 5년 정도 지나 지금입니다.
대내외적으로 D사는 좋은 회사라고 불립니다. 좋은 회사가 맞습니다.
자산운용쪽에서는 물론 탈환하겠다는 D사의 공언(?)과 달리 투자수익 1위는 여전히 L사가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건 사실이고 D사가 속한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면 D사가 L사를 추월했을지도 모릅니다.
회사도 아니라는 평에서 생각보다 탄탄한 회사라는 평을 들을때까지 5년, 생각보다 탄탄한 회사에서 좋은 회사까지 5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10여년의 시간은 그냥 흐른 것이 아니고 긴 시간동안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감독원이나 외부 애널리스트나 단기적인 성과를 원하고 있기에 단기적 성과를 챙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길게 봐야 합니다. 길이 있고, 시작을 위한 걸음은 내딛고 있는 지금은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한 시작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