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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그룹 영어토익반 (2020)눈 가는 대로/[영화]영화 2020. 10. 24. 18:33728x90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Samjin Company English Class, 2020)
1995년. 저도 아직 직장 생활하기 전, 하지만, 그다지 멀지 않은 시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는 앞서가는 곳에서는 직장문화가 변하고 있었고, 아닌 곳들은 여전히 영화 속 보다 더 심했죠.
제가 다니던 곳은 그나마 직장문화가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영화에서 처럼 여상 출신 직원들과 대졸 출신 직원들이 나뉘어 있었고, 차별이 있었습니다. 상고 출신 여직원들 중에는 남자든 여자든을 떠나서 동년배 대졸 출신 직원들 보다 훨씬 일을 잘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죠.
대졸 여직원들은 고졸 직원들과 스스로를 구분지으려 하고 선을 그으려 했습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도 있었지만, 대졸과 고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자체가 달랐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겠죠.
왜 여자만 커피를 타야 하냐고 했을 때, 한 사람이 그런 말을 하기도 했죠. 그래도 여상 출신은 대기업 사무직으로 뽑기는 하지 않냐. 상고 출신 남자들은 이제는 갈 데가 없다고. 이제는 이라는 표현이 붙은 것은 당시 부장이나 임원들 중에는 돈없어서 대학은 못갔지만 우수한 고졸 출신들도 있었기 때문이죠. 차별이 문제가 되자 점점 채용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방법으로 바꾸어 나가는 아픈 현실이 이어졌죠.
영화는 그 시대의 고졸 여직원들의 애환을 잘 보여주며 현실감을 높입니다.
거기에 1991년 실제로 있었던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을 모티브로 하면서 현실감을 더 합니다.
또한, 시대적으로나 사건 내용은 다르지만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나, 2015년 배기가스 조작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사건이 터지고 이를 수습해 나가는 영화 속 삼진기업의 내부 움직임 역시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과는 다른 시대적 배경이지만 현실적인 배경과 너무 과하지 않은 연출, 그리고 각각의 캐릭터를 맞춤형으로 잘 소화해낸 배우들은 영화의 재미를 높입니다. 웃음이든, 액션이든 과해서 재미있는 영화가 있고, 그렇지 않아서 재미있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후자입니다.
차별 속에서도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사랑하고, 회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열심히 뛰어다니는 3명의 입사동기.
결말로 갈수록 줄거리는 뻔하지만 뻔하지 않고, 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결말마저 현실적으로 하기에는 영화의 극적인 효과가 없어서일 수도 있고, 현실적이면서 아름답게 끝내면 어차피 그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아서일 수도 있겠죠.
***
뻔하다, 현실적이다. 모두 다 주관적인 판단입니다. 누구는 현실적일 수도 있는데 현실적이지 않다고 보는 네가 문제라고 하기도 합니다.
Directed by(감독): Lee Jong-pil(이종필)
Produced by: Park Eun-kyung
Screenplay by: Lee Jong-pil
Starring(출연): Go Ah-sung(고아성), Esom(이솜), Park Hye-su(박혜수)
Production company: The LAMP
Distributed by(배급): Lotte Entertainment(롯데엔터테인먼트)
Release date: October 21, 2020
Running time(상영시간): 110 minutes(110분)
Country(국가): South Korea(대한민국)
Language(언어): Korean(한국어)728x90'눈 가는 대로 > [영화]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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