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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과 기술개발
    손 가는 대로/VC 2022. 3. 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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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과 기술개발

    오래 전 일입니다.

    비상장 투자를 주로 하던 한 분이 스타트업을 투자하려고 한다고 기업 좀 봐달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쪽은 잘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거절하였습니다. 그분은 나한테만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내 의견은 1/n 일뿐이라며 부담없이 보고 와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분이 가장 걱정하던 건 사기꾼인지 여부였습니다.

    솔직히 사기꾼이 마음 먹고 속이려 들면 내가 알아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전혀 부담갖지 말라는 말에 보러갔습니다.

    얼마 전,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후보 시절에 구직난 해소를 위해 구인구직앱을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가 아직도 반대편 사람들의 조롱을 받고 있죠.

    그런데 스타트업계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이미 나와있는 앱이나 제품이 있는데도 모르는 채 개발하고 있는.

    구인구직 쪽은 아니었는데, 그분은 이미 나와있는 소프트웨어와 같은 기능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자신있게 아주 새로운 제품이라는 말에 저는 제가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렇지 뭔가 다른 장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소프트웨어 예를 들며 두 제품 간의 차이를 물었죠.

    그러자, 그분은 말했습니다. 그런 제품이 이미 있냐고. 자기는 몰랐다고. 그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모르지만, 자기가 많이 노력했으니 자기네 제품이 더 좋을 거라고.

    진짜 이 분은 기술만 아는 분이었습니다. 좋게 보면 순박해서 사기는 치지 않을 것 같다고 할 수 있겠지만, 경쟁자도, 수요자도 전혀 분석하지 않고 오직 기술만 보는 분이었죠.

    미팅이 끝나고 제게 부탁했던 분을 찾아갔을 때 저는 말했습니다. 사기꾼과는 정반대인 것 같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투자를 하면 안될 것 같다고. 경영지도를 포함한 인큐베이터로 참여할게 아니라 단순 재무적 투자자로는 참여하기 어렵다고.

    스타트업은 기업입니다. 비영리 연구소가 아니죠. 기술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기술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 경쟁자는 어떤 곳이 있는지 정도는 기본적으로 파악을 하고, 그래도 상업성이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 만났던 그런 분 보다 사기꾼들이 훨씬 많은 곳 같기는 합니다. 물론 정상적이고 도전적인 사업가 분들이 가장 많기는 하지만. 아닌 사람들만 놓고 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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