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원가 아래에 머무는 유가. 원유의 부산물이기도 한 가스와 달라 그렇게 낮은 유가가 지속되지 못 할거라는 전망과 달리 저유가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를 헤지 물량에서 찾습니다. 생산업체들이 일정 물량에 대해 1년 정도의 유가 헤지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헤지물량이 유가하락의 충격을 막고 있는데 6개월 내외면 그 물량이 소진되며, 생산원가가 높은 곳들은 문을 닫기 시작하고, 한 1년 정도 지나면 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오를 거라는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 중 상당수는 내년에도 저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배럴당 40~50달러. 주위에 60달러를 넘을 거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직전, 2007~2008년에는 2~3년 안에 배럴당 200달러를 넘길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고, 유가 두자리수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전망이 주류였던 시기도 있었기에 이코노미스트들의 유가전망에 대한 신뢰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오를거라 생각하면 안 오르고 내릴거라 생각하면 오르는 유가. 이코노미스트나 연구원들 개개인의 역량문제는 아닙니다. 전망이 시장을 바꾸기 때문인 측면도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헤지물량이 해소되면 문을 닫기 시작할거라고 하지만, 1~2년 내에 유가가 오를거라고 전망하는 순간 한계 기업들도 어떻게든 버티려고 생산을 하며 버티게 됩니다. 오를거라는 전망이 많으면 공급이 줄지 않아 실제 가격은 오르기 힘들어 집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생산원가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면, 미련없이 정리하는 기업들이 늘며, 메이저 업체들의 영향력 증대와 공급감소에 의한 반등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습니다.
그대로 이루어질거라 믿지는 않아도 사람들의 전망에 귀기울이게 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