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CBD) vs 교외 (Suburban)
그리고 1선 도시 (top tier cities) vs 2선 도시 (2nd tier cities)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1선 도시와 2선 도시 간 부동산 가격, 1선 도시에서도 도심과 교외의 부동산 가격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교외나 2선 도시에 대한 투자 기회일까요? 아니면 구조적 변화일까요?
투자기회라는 측에서는 교외나 2선 도시는 가격이 덜 올랐는데, 공급도 적어 수급 측면에서도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1선 도시 도심의 경우 이미 많이 올라서 가격 수준도 부담스러운데 공급이 우려된다고 합니다. 저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적은 적이 있지요.
또한, 해외 투자자의 증가도 언급합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을 잘 모르는 해외 투자자들은 잘 아는 관문도시 위주로 투자를 하기에 해당 도시의 도심 위주로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시장을 알게 되면 점차 2선 도시나 교외로 투자 대상을 확대할 것이기에 시간을 두고 2선 도시나 교외 지역도 가격이 오르게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얼마 전 미국에서 나왔다는 뉴스. 주요 대도시의 경우 부유층과 빈곤층(unprivileged)에서 모두 범죄율이 감소하였지만, 그 외 지역의 빈곤층 범죄율은 증가했다고 합니다.
(테크 기업 등이 주도하는 서부와 동부 해변을 끼고 있는 대도시 및 주변 지역과 전통 산업 기반의 중부 내륙 중소도시와 주변 지역 정도로 나뉠텐데... 편의상 대도시와 그 외 지역이로 표현하겠습니다.)
대도시의 사람들이 더 도덕적이 되고, 그 외 지역 사람들은 더 악해진 걸까요? 그렇진 않겠죠.
이는 정치적으로 트럼프 당선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공화당 보다 소외계층에 신경을 쓰는 민주당. 하지만, 민주당이 신경쓰는 것은 주로 주요 대도시의 소외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대도시에 살지만 생활이 어려운 히스패닉이나 흑인들. 가난한 미혼모. 성소수자.
부자도 잘 살게 되고, 대도시의 빈민층도 관심을 받으며 생활이 나아졌습니다. 그래서 범죄율도 낮아졌다는 설명이죠.
물론 민주당이 신경을 쓴 대도시의 소외자들 모두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 외 지역의 빈민층은? 전통산업이 붕괴되며 삶이 어려워진 대도시 밖의 백인들에게는 누가 관심을 갖나요?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빈민층에 관심을 덜 갖습니다. 민주당도 대도시의 빈민층만 관심이었죠. 정치인들의 관심밖에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범죄율은 증가했다는 해석을 하기도 합니다. 사흘 굶어 도둑질 안 하는 사람 없다고... 생활이 어려워지면 범죄율이 늘게 된다는 거죠.
그런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준게 트럼프였습니다. 어떻게 트럼프 같은 사람을 지지하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봤지만, 대도시 밖에서 소외받던 백인들이 트럼프의 굳건한 지지자가 된 것은 그들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과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그들 삶이 나아질까요? 부자의 입장 밖에 모르고, 지금도 대통령직을 자기 돈벌이를 위해 이용했다고 사상 초유의 소송에 직면해 있죠. 부자인 트럼프가 진심으로 그들을 위할 수 있을까요? 설령 트럼프가 그들을 위한다고 하더라도 격차의 주된 원인이 산업의 구조적 변화때문인데 돌릴 수 있을까요?
사실 이외 지역의 소외받는 백인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삶을 나아지게 만들지는 덜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었다는 자체가 중요하죠.
왜 갑자기 트럼프 이야기로 넘어갔냐고요?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보면 주요 대도시와 중소 도시나 교외 지역의 생활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덜 올라 상대적으로 주요 대도시 보다 가격이 싸 보이지만... 회복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뜻입니다.
부동산이라는게 개별 건 마다 차이가 나기에 지역이나, 타입을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1선 도시의 도심 보다 2선 도시나 교외 지역은 보다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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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범죄율 관련 이야기는 들은 이야기이며 원문 확인은 못했습니다. 언급한 주요 대도시와 주변 지역의 범죄율은 증감율입니다. 절대적인 범죄율은 대도시가 교외지역 보다 높다고 합니다.
* 대부분의 통계 자료가 그렇듯 범죄율도 범죄 종류, 지역, 인종 등에 따라, 절대 수치냐 증감율이냐 증감율의 변동율이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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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Louisiana State Capitol in Baton Rouge by Chrismiceli from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Louisiana_State_Capitol_Building.jpg under the Creative Commons CC0 1.0 Universal Public Domain Dedication | 30° 27′ 20.74″ N, 91° 11′ 14.35″ 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