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방법]구조조정과 신용평가 - 인원감축
구조조정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부분 중 하나가 인원감축이다. 기업에서 인원감축을 통한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하면 주식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러나 신용분석은 또다른 면을 봐야 한다.
그것은 주식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 수익성 위주의 분석을 하게 되나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장기적, 안정성 위주의 분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인원감축의 목적이자, 첫번째 효과는 해당 기업의 비용절감이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주식 애널리스트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이 부분이다.
그러나, 인원감축은 단기적 성과를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 성과는 인위적 인원감축이 없던 회사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통설이다.
특히 이는 다음과 같은 사유에 기인한다.
1) 인위적인 인원감축은 조직 구성원들의 충성심을 떨어뜨리게 된다. 일부에서는 선진국화 되어 가는 과정으로 미화하지만 주인의식 및 조직문화의 부재는 결국 기업에 보이지 않는 비용 누출 요인이 되어 구조조정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2) 또한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해지며, 조직원들은 기업의 업무보다는 새로운 직장을 찾는 탐색에 더 많은 열정과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동시에 업무와 관련된 도덕적 해이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영업직에 있는 사람은 직장을 옮기기 유리하기 위해 세일즈 왕이 되기를 원하고 이러다 보면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 단기적 실적 증대를 올리고, 그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펀드매니저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수익률을 올리려 할것이고 위험한 투자안을 찾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사내비밀을 취급하는 부서에 속한 사람은 이직을 위해 쉽게 그 비밀을 유출하게 된다. 이러한 도덕적 해이는 기업의 전반적인 위험을 증가시키게 된다.
3) 희망퇴직의 경우 가장 큰 부작용은 어디든 옮길 수 있는 유능한 인재의 유출이다. 조직의 입장에서 남기고 싶은 인원은 떠나고, 떠나보내고 싶던 인원은 남는 역선택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단기적으로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에 해로운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큰 부분이다. 따라서 단기적 수익성을 보는 주식분석과 달리 장기적 안정성을 우선하게 되는 신용분석에 있어서는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무조건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인원감축의 적정성과 장기적 효과를 분석하는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결국 신용분석에 있어서도 인원감축후 비용절감, 인당생산성 개선효과라는 단기적 지표에 의존하는 경향이 생긴다.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 단기적 효과가 아니기에 이러한 지표를 이용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은 인원감축의 빈도와 구조조정전후의 조직체계, 잔여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이다.
잦은 인원감축은 인원감축이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며 또한 구성원들의 충성심을 떨어뜨리고 그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는 탐색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한다.
잔여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은 상반된 면이 있다. 처우개선에는 필연적으로 비용이 수반된다. 인원감축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입장에서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은 구조조정 목적에 어긋나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처우개선이 없다면 잔여인력의 의욕은 상실하게 된다.
현재 경제의 어려움을 일부에서는 IMF 직후 기업들의 잘못된 구조조정에서 찾는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 손쉬운 인원감축에만 집중하여 단기적 효과가 줄어드는 지금 시점에 다시 위기가 찾아올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인원감축이 구조조정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시각은 매우 위험할 수 밖에 없다.
인건비는 비용이 아닌 Human Capital에 대한 투자이기에 인원감축은 다른 구조조정을 하고 나서 사용해야하는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