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있자면, 자꾸만 쓰도록 만듭니다.
정부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실이라고 믿어도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알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숨기거나 발표를 뚜렷한 이유없이 미뤄온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선거를 넘기지 않으려) 서둘러 발표한 것도 많고.
천안함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 70~80년대였다면 이러이러했을 텐데 설마 이제는 그러지 않겠지라고 생각하던 시나리오 대로 사건이 흘러감을 볼 때, 설령 그게 단지 우연이었을지라도 보는 사람들은 의심할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1주년, 검찰 비리, 그리고 4대강 사업 강행까지.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악재란 악재를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결국은 유야무야 묻혀버리고 말았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한 이후, 4대강 사업도 강행하고 있고, 의료사업 민영화도 알게 모르게 진행되어 가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압박까지도. 엄청난 추진력입니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과 촛불시위, 그리고 천안함 의혹은 각각의 이슈보다는 그렇게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추진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앞뒤 가리지 않는 추진력은 최고 책임자나, 어떤 일을 판단할 사람에게 적합한 덕목이라기 보다는 누가 시킨 일을 옳고 그름 따지지 않고 하는 위치의 사람에게 더 적합한 것 같습니다.
=======================
다른 글에서 말한 전쟁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에 언급했듯이, 전쟁이 두려워서 할 말도 못하고 비굴해지자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할 말은 해야겠지만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자극하고, (선거를 의식한 듯)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도 전쟁 발발 가능성 보다는 전쟁이 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낮습니다. 설령 전쟁이 나더라도 우리나라가 이길 가능성이 훨씬 높고요. 사실 정상적 상황에서는 북한의 지도부도 전쟁을 원치는 않을 겁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전쟁은 곧 정권의 붕괴입니다. 초기 기습으로 한국에 타격을 주겠지만, 미국 등의 개입으로 나라는 쑥대밭이 될 겁니다. 쿠웨이트 침공했다가 몇년 째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에 처한 이라크 처럼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자꾸 '야, 너 한 판 붙자'라고 떠들어대면, 어떤 판단을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현 정권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기 좋아하면서, 한 판 해보자고 한다면 북한이 쉽게 핵을 포기할 리 없습니다.
극우에 있는 사람들은 빨갱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다고 하겠지만, 이념을 버리고 냉정히 생각해 볼 때 그렇습니다. 상대방이 힘이 훨씬 세고, 전에는 안 그랬는데 이제는 싸움도 하겠다고 합니다. 싸우면 망할게 뻔하지만, 그렇다고 꼬리를 내리면 앞으로는 대외적으로 강한 발언을 할 수 없고, 대내적으로는 폭동이 우려됩니다. 그렇다면 혼자 죽기 억울하니, 핵무기 몇개 들고, 혹시라도 전쟁이 발발하면 같이 죽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옳은 생각은 아니겠지만 궁지에 몰리면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경제력도 군사력도 열세인 상황에서 상대방이 호전적으로 나오면 맞을 때 맞더라도 나도 한번 때려보겠다는 생각에 결국 핵 무기나 화생방 무기에 매달리게 됩니다.
선거는 곧 끝납니다. 이대로라면 정부여당의 압승이 예상됩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정부여당도 더이상 북한을 자극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현 정권이 유지되는 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할 겁니다. 언제 어느 때 충돌이 있을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