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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TO와 좋은 선생님
    손 가는 대로/그냥 2010. 7. 2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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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O (Great Teacher Onizuka)

    Onizuka는 좋은 선생님일까?

    사실 좋은 선생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교내 흡연, 심지어 교실에서도 흡연을 하고, 폭력적이고, 다 큰 여학생의 엉덩이를 손으로 때리는 행위 등은 실제라면 문제 소지가 있는 행동들이다.

    그러나 학교는 즐거워야 한다는 철학. 그것만큼은 많은 학생들이 바라는 것일테고, 그렇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좋은 선생님일 것이다.

    좌충우돌하는 새로 부임한 교사, Onizuka를 주인공으로 한 학원물 GTO. GTO를 좋아했던 건 모 중학교 체육 선생님이섰던 옛 친구 생각이 나서였다. 아, 물론 닮은 점은 많지않다. 학생 때 공부보다 다른 것에 더 관심을 가졌었기에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하지 않았던 점, 학교는 즐거워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점 정도만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 친구를 만난지도 어느새 7~8년은 된 듯하니 우리가 학교 다닐 때와, 그 친구를 만났을 때와 그리고 지금은 서로 다른 모습이겠지만.

    만났을 때, 그 친구는 가난한 생계형 맞벌이가 많은 강북 모처와 부유한 강남 모처에 있는 학교를 다 거쳤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 겪어봤었다.

    그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중에서 중학교가 더 좋다고 했다. 고등학교가 되면 이미 선생님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공부든, 또래문화든 어떠한 면에서도. 하지만 중학교까지는 그래도 자신이 어울릴 자리가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같이 공을 차기도 하고, 이성교재에 대한 상담도 해줄 수 있다며.

    강남이 (들어오는게 많으니) 더 좋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서로 장단점이 있겠지만 자신은 강북이 더 좋다고 했다. 체육 선생님이다 보니 뒤로 들어오는 제안들이 가끔씩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것보다 학생들과 친구같은 선생님이 되는 걸 더 원했었기에 중학교때 이미 자신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진 강남은 정을 붙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어차피 강북에 있을 때도, 강남에 있을 때도 담임도 아니었는데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느냐는 말에 그는 웃었다. 오히려 담임이 아니어서 가능했을 수도 있다며.

    그는 강북에 있을 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어느날 오전에 체육시간이 있었는데 한 학생이 연락도 없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 방과 후 같이 공을 차기도 했던 그는 무단 결석이라는 말에 무슨 일이 생겼나 궁금해 그 학생의 집을 찾아갔다고 한다. 

    문을 두드리자 잠에서 덜 깬 채 나온 그 학생. 출석하지 않은 이유는 단지 부모가 맞벌이여서 깨워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말. 몇번은 늦게 일어나면 뒤늦게라도 학교를 갔다고 한다. 하지만 지각했다고 혼내는 담임 선생님. 그러다 보니 이제는 늦잠자면 그냥 학교를 안 간다고 한다. 가서 혼나느니 안가고 말지라는 생각에...

    그러다가 학교 안나가는 날이 많아지면, 학교가 어색해지고 집안에만 있기엔 심심해서 밖을 떠돌게 되고 그러다 불량 청소년들과 어울리며 학교와 담을 쌓는 일련의 과정들.

    친구는 다음 날 부터 등교시간 임박하면 차를 끌고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데리고 오는 학생들이 너댓명 정도. 소형차에 끼어 타 그 자체를 재미있어 하는 학생들을 보며 아직은 순수한 녀석들이란 생각이 든다고 한다.

    담임도 아닌데 그러느냐며 대단하다고 하는 우리를 보며 친구는 웃었다. 담임이 아니기에 그 시간에 학생들 집을 돌 수 있는거 아니겠냐고. 그리고 자신은 학생들의 친구가 되고 싶고, 학생들이 학교를 즐겁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자신도 학교가 재미없었고, 학창시절 대부분을 학교에서는 겉돌고 학교 밖에서 보냈지만 그랬던 것이 후회된다며...

    고등학생을 담당할 때에도 그렇게 시도해 본 적이 있었지만, 그들은 이미 자기가 아침에 찾아간다고 학교에 나올 나이를 지났다고 한다. 중학교 때 겉돌며 사귄 친구나 선배들의 영향력이 워낙 강하기에.

    문득 떠오르는 그 친구 생각. 아직도 선생님일 그 친구가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아직도 그 때 마음 변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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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학생을 위한다면, 학생들에게 (왜곡되거나 편향된) 정치의식을 심으려 하기 보다 학생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하는게 먼저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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