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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손 가는 대로/그냥 2022. 8. 9. 06:11728x90
착한 사람
미드 굿 플레이스(The Good Place, 2016-2020)는 흔히 천국이라고 표현하는 굿 플레이스와 지옥이라고 표현하는 배드 플레이스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코믹하게 보여주는 시트콤입니다. 저는 시즌2 중간까지 봤는데, 시즌4까지 완결된 작품이죠.
(굿 플레이스와 배드 플레이스 뿐만 아니라 중간 세상인 미들 플레이스도 있기는 하지만) 크게 보면 굿 플레이스와 배드 플레이스로 나뉘어 있는 사후세계.
TV시리즈 속의 주인공들은 굿 플레이스에 가기에는 나쁘고, 배드 플레이스에 가기에는 착해 보입니다.
보다가 문득 천국의 딜레마라는 것이 떠오릅니다. 이 주장을 하는 사람은 현실을 사는 '평범한 나'를 기준으로 설명을 합니다.
평범한 나는 딱히 그렇게 착하지도, 그렇다고 뭐 그렇게 악하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남들 보다 가진게 더 많지도 않고, 현실의 부조리에 불만도 많죠.
이 평범한 나라는 사람이 천국을 바라볼 때 죽어서 천국에 갈 수 있는 사람이 아주 선한 사람에 국한된다면, 평범한 나는 천국에 못가기 때문에 천국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나까지 천국에 갈 수 있다면 이 세상의 꽤 많은 사람들이 천국에 간다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현실과 천국은 큰 차이가 없을 거라는 주장이죠.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선하지도, 아주 악하지도 않기때문에 이 사람들을 천국과 지옥으로 분류하는 것은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별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여기에서 종교적 극단주의가 나옵니다. 천국은 선택된 극소수만 갈 수 있다고 교리에 못박게 되면, 천국을 가기 위해 시키는 모든 것을 비판없이 하는 종교적 극단주의나 교주가 절대적 권력을 휘두르는 사이비 종교가 나오게 됩니다.
기독교 원칙주의자들은 천주교에서 말하는 연옥을 성경에 근거가 없다며 이단이나 믿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천주교에서 연옥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이러한 천국의 딜레마 때문인지 모릅니다.
극단적으로 치우치거나, 반대로 일찌감치 포기하는 사람들을 포용하기 위함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벼운 시트콤을 보며 너무 심각한 생각을 한 것 같긴 하네요.728x90'손 가는 대로 >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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