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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전통시장손 가는 대로/그냥 2022. 8. 11. 08:06728x90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오래 전 영화이지만, 영화 마누라 죽이기(How To Top My Wife, 1994) 초반부에 보면 박봉수(박중훈)이 고기를 사러갔다가 가게 주인에게 속는 장면이 나옵니다.
한때 많은 주목을 받았던 총각네 야채가게. 다른 곳보다 비싼 가격에도 인기를 얻고,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믿을 수 있는 상품을 팔았기 때문입니다.
둘다 아주 오래 전 이야기이지만, 위는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 보다 대형마트를 찾는 이유를 잘 보여주고, 지금도 그 인식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상인들이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소위 말하는 전통시장은 고기든, 채소든, 다른 상품이든 내가 잘 알지 못하면 질이 나쁜 상품을 비싸게 살 위험이 많습니다.
또한, 그나마 전통시장을 자주 가는 나이드신 분들은 작은 글씨의 유통기한이 잘 안보입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은 전산화 되어 있어서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은 폐기하지만, 전통시장이나 구멍가게의 경우 그냥 파는 경우도 많죠. 특히 작은 글씨가 안보이는 분들은 그런 상품을 사게 됩니다.
극히 일부 사례로 전통시장 전부를 도매금으로 넘기지 말라고 반발할 수 있습니다. 저도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나나 나와 친한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 그런 일을 겪었다면, 그래서 탈까지 났다면 그건 더이상 그저 아주 낮은 확률의 극히 일부가 아닙니다.
아는 분 중 한 명이 전통시장에 있는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먹고 탈이 났습니다. 그제서야 유통기한을 살펴보니 유통기한이 몇개월도 더 지난 걸 팔았다는 걸 알았죠. 하지만, 카드도 안받고 영수증도 안 주었기 때문에 거기서 샀다는 증거는 없었고 가게 주인은 오히려 자기네가 판 적 없는 걸로 행패부린다고 업무방해로 경찰을 부르겠다고 큰 소리를 쳤죠.
그러면, 그 가게뿐만 아니라 그 가게가 있는 시장 자체가 가고 싶지 않아집니다.
대형마트의 위협은 대형마트가 아닌 전통시장의 일부 악덕 상인때문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쇼핑이 대세이지만, 의류든 먹거리든 온라인 쇼핑이 자리잡을 때까지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마켓컬리나 쿠팡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편리함만 앞세워 하루아침에 이루어진게 아니었죠. 업체에서 검수를 철저히 해서 직접 보고 사는 것보다 좋은 물건을 받아볼 수 있게, 그렇다는 게 입소문 날 대까지 투자를 하였습니다.
소비자는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안 찾아가는 이유를 아는데, 거기에는 눈을 감은 채 대형마트만 문을 닫게 한다고 바뀌는 건 없습니다.
그건 단지 자기가 못먹는 감을 다른 사람도 먹기 힘들게 찔러대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728x90'손 가는 대로 >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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