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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손 가는 대로/그냥 2022. 12. 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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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이태원 참사와 마약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를 떠나서 이태원 참사 당일 정부 및 관련 기관들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누구의 말처럼 정권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사람들이 죽은 것은 아니고 그동안에도 별도의 대응을 안 해왔는데, 이번에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보통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대비를 소흘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많죠.

    사고 직후 일부에서는 마약 수사가 그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그 동안 이태원과 강남 클럽 위주로 마약의 유통과 투여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은 여러 기사를 통해 알려져 있었습니다. 자발적으로 마약을 투여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마약을 하는 사람들의 권유에 의하거나, 심지어 마약인 걸 모르고 술 등에 몰래 탄 마약으로 마약에 노출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마약은 한 번 시작하면 끊기가 어렵기 때문에 마약쟁이들은 마약을 확산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첫발을 들이도록 온갖 수단을 쓰죠.

    이태원은 마약이 많이 오가는 곳이고, 할로윈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을 것이기에 그날 마약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나 말이 아닙니다. 참사가 일어날 거라는 예상은 못했겠지만, 마약단속이 참사의 원인으로 몰아가는 것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중남미와 마약

    중남미의 여러 국가들은 치안이 불안한 나라로 손꼽힙니다. 범죄 세력이 워낙 거대해서 정부가 손을 대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된 이유가 중남미 국가의 국민들의 국민성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중남미 국가에 흥이 많은 사람들도 많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도 많지만 범죄성향의 사람들은 아닙니다.

    범죄 조직이 마약을 세력을 키웠기 때문에 손을 댈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마약은 범죄 조직이 거액의 돈을 손쉽게 벌기에 아주 좋은 수단입니다.  일단 거액의 돈을 손에 쥐게 되면 범죄 조직들은 조직원들을 모으는데 더 적극적이 되고, 경찰, 검찰, 판사, 정치인 등 무차별적으로 매수를 하게 됩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청렴하더라도, 어느 조직이든 일부의 사람들은 뇌물에 쉽게 넘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의 판단 기준은 도덕적 기준이 아닙니다. 적발시 처벌과 제공되는 뇌물의 금액만을 비교하죠. 

    범죄조직은 마약을 통해 손쉽게 엄청난 거액을 손에 넣을 수 있기에 마약을 취급하지 않는 범죄조직들과는 뇌물 단위가 달라집니다. 그만큼 매수 당하는 사람들도 많아지죠. 

    우리나라는 뇌물죄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고, 마약 사범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약이 빠르게 확산되고, 범죄 조직이 개입하면서, 공직자들이 매수될 위험이 크죠.

    마약과 권력

    마약의 무서움은 개인에게는 인생을 파멸시키는 위험입니다. 처음에는 공짜로 또는 강제로 한 번만 하게 하고, 점점 중독되게 되면 자기 돈을 주고 구입을 하게 됩니다. 마약에 취해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는 반면 마약 구입에 지급하는 돈은 점점 많아지죠. 그러면서 마약을 구입하기 위해 또다른 범죄에 노출되는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마약은 정부의 권력을 범죄조직으로 넘기는 효과가 있습니다. 범죄조직들은 돈과 마약으로 순식간에 영향력을 키워가죠. 그렇기 때문에 예전 전두환 정권이나 현재 중국과 같이 권력을 독점하려는 정권은 마약 사범에 대해 엄격하기 마련입니다. 야당 보다 더 위험한게 마약 권력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마약 사범에 엄격하다고 다 독재정권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마약이 정치적으로도 위험한 것이라는 말을 하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독재정권이 아니어도 권력의 일부를 범죄조직에게 넘기지 않으려는 정권은 마약사범에 엄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약의 유통

    우리나라의 마약은 크게 몇개의 세력에 의해 자발적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우선, 유학파들입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을 통한 유입이 많기 전에는 가장 많은 채널이었죠. 유학을 간 사람들은 아무래도 마약을 쉽게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집안도 부유한 경우가 많다 보니 마약을 구입하는 자금도 그들에게 크게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마약은 중독성이 있다 보니, 해외에서 마약을 접한 사람들은 국내에서도 마약을 접하게 되죠. 그런데, 부유층 자제들을 위주로 유통되다 보니 적발도 잘 안되고, 적발되도 처벌이 미약했습니다.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마약 복용자들은 연예인들입니다. 스폰서가 되었든, 광고주가 되었든 예전에는 연예인들은 재벌가 자제들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연스레 마약에도 손을 대게 되고, 아무래도 성향 상 마약에 쉽게 빠져들게 되죠. 재벌가 자제들 보다 연예인들이 더 마약을 많이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이 있고 빽이 있는 재벌가 식구를 건드리기 보다 연예인들을 문제 삼는게 검찰이나 경찰 입장에서는 안전하면서도, 단속한다는 뉴스를 만들기 더 좋았을 겁니다.

    영어학원 강사들도 마약의 주요 유통처였죠. 영어와 원어민 강사에 대한 국민적 선호는 학원의 영어강사가 무자격 외국인들이 손쉽게 돈벌 수 있는 창구가 되었습니다. 체계를 갖춘 학원들이야 강사들의 자격요건을 꼼꼼히 체크하였지만, 강사들을 구하기 어려운 소규모 학원들 중에는 영어교사 자격증 보유를 점검하기는 커녕, 전과자들도 무차별적으로 뽑았죠. 한때 외국의 배낭여행객들이 아시아를 여행하면서 (한국에 들러서 영어강사를 하면서) 몇달 일한 후 몇년치 여행 경비를 버는게 유행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무자격자들 위주로 마약도 같이 보급되었죠.

    그리고, 동남아 등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그들이 마약을 같이 들고 들어오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마약은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게 가장 큰 이유이지만, 한국은 (마약청정국이 아니면서 청정국이라는 착각 속에) 단속이 느슨하고 걸리더라도 처벌이 약해서 마약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나라 중 하나였죠.

    그리고, 지금은 범죄조직들이 마약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고 있는 중입니다. 이미 늦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직은 많이 늦지는 않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단속을 해야 합니다.

    단속의 반대자

    인권을 앞세우면서 단속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자녀를 유학 보냈기 때문에 자녀가 마약을 하고 있어서 반대하는 건지, 이미 마약으로 돈맛을 본 범죄조직과 결탁을 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마약 사범 앞에서 인권을 내세우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막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지금이라도 막지 못하면 마약으로 돈을 번 범죄조직이 뇌물공여를 통해 정부와 정치권을 장악하면서 중남미 일부 국가 같이 국가도 건드리지 못하는 하나의 권력이 될 수 있습니다.

    범죄조직의 수익원

    범죄조직 역시 돈의 힘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전세계 범죄조직의 주요 수익원은 인신매매와 성매매, 장기매매, 마약매매 등이 있습니다. 보이스 피싱도 추가되었죠.

    일반적으로 서민 대상으로 금품을 갈취하면서 시작합니다. 상인들은 대상으로 보호세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게 첫단계이죠. 조직폭력배 간에 관리하는 구역을 놓고 무력 충돌이 생기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구역이 정리가 됩니다. 폭력이 관여되다 보니 노동집약적 산업인 셈이죠. 

    그러다 관심을 갖는 것이 유흥업과 성매매입니다. 유흥업과 성매매는 현금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직접 관여하기 좋죠. (소위 말하는 건달은 보통 여기까지 손을 대는 경우라고, 오래 전에 알았던 어떤 사람이 말한 적있습니다. 자기는 건달이지 양아치가 아니라면서.)

    그런데 성매매를 하다 보면 공급이 필요하다 보니 인신매매까지 손을 대는 경우도 생깁니다. 성매매를 위한 인신매매는 주로 젊은 여성이 대상에 국한됩니다. 하지만, 사람을 납치하려고 기회를 보고 있으면 으쓱한 곳을 혼자 걷는 사람들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많고, 심지어 만취되어서 몸을 못가누는 건장한 남성들도 많죠. 인신매매를 하다가 보면 그런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기 아까워서 장기매매로 넘어가게 됩니다. 

    장기매매는 성매매 보다 은밀하게 진행되죠. 건당 수익이 앞의 다른 범죄보다 높지만, 건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앞의 건들 보다 수익성이 좋은게 바로 마약 매매입니다. 범죄조직 입장에서는 수익성도 좋고, 확산도 쉽습니다. 장기매매는 물론 성매매 보다 수요처가 많죠. 

    일단 한번 뚫게 되면 앞의 다른 어떤 범죄보다 거액을 벌 수 있으면서도 난이도는 훨씬 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늦기 전에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태원 참사는 있어서는 안될 비극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건을 빌미로 마약단속을 방해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이야 말로 참사를 개인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라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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