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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하게 드릴까요?
    입 가는 대로/기타 2023. 3. 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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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하게 드릴까요?

    찬 기운 깊어 가는 어느 늦은 가을에 지인들과 한 돈가스 집에 간 적이 있습니다. 새로 생긴 그곳은 인테리어도 일본풍으로 세련된 느낌이 났습니다.

    같이 간 사람들은 맥주 한 잔씩 하자고 하면서 일본맥주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받는 종업원이 물었습니다.

    "차갑게 드릴까요, 따뜻하게 드릴까요?"

    당연히 시원하게지 싶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말했습니다.

    "정말 따뜻하게도 되나요?"

    "네. 원하시면 뎁혀드려요."

    사람들은 인테리어도 범상치 않더니 술도 평범하지 않나 보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럼, 난 따뜻하게요."

    따뜻한 맥주가 맛있을까 싶었던 일행들은 여기 아니면 언제 따뜻한 맥주를 먹어 보겠냐는 그 사람의 말에 전원 따뜻한 맥주로 통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받고 잠시 후 돌아온 종업원이 말했습니다. 정말 죄송한데 주문을 잘못받았다고. 사케랑 착각했다는 겁니다.




    ***

    어느 겨울 지인과 카페에 간 적이 있습니다. 지인은 콜드브루를, 저는 따뜻한 카페라떼를 시켰습니다.

    그러자, 직원이 묻습니다.

    "콜드브루는 아이스로 드릴까요, 따뜻하게 드릴까요?"

    "콜드브루가 따뜻하게도 돼요?"

    "네."

    "그럼 따뜻하게요."

    그 말에 저도 물었습니다.

    "그럼 혹시 콜드브루 라떼도 따뜻하게 되나요?"

    "네. 그것도 가능합니다."

    "그럼 전 카페라떼가 아니라 콜드브루 라떼 따뜻하게요."

    그리고 잠시 지나 주문을 받았던 직원이 미안하다고 합니다. 콜드브루는 따뜻한 메뉴가 없다는 거였죠.




    ***

    그 외에도 종종 그런 비슷한 일들을 겪었습니다. 주문받은 분들을 뭐라고 하려는 건 아닙니다. 끊임없이 사람들은 새로운 일을 하게 되고, 새로운 일을 하다 보면 그 정도 실수는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매니저인지 주인인지 모르겠지만 관리자의 태도때문에 더 기억이 납니다.

    앞의 경우, 관리자인 듯한 사람이 뒤따라 와서 직원을 엄청 혼내는 것이었습니다.

    그 전에 이미 그 직원에게 뭔가 쌓여있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손님들이 그럴 수도 있다면서 웃고 넘어갔는데 나타나서 바로 손님 앞에서 온갖 욕설을 퍼부으면 솔직히 그 가게는 다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종업원의 실수 때문이 아니라, 관리자의 태도때문에.

    두 번째 경우는 주문을 정정하고,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관리자인 듯한 사람이 꿍시렁 댑니다. 어떻게 콜드브루가 뭔지도 모르고 콜드브루를 시키냐면서.

    그 소리에 같이 간 지인이 발끈하였죠. 확인까지 했는데 된다고 해서 주문한 거 아니냐고.

    ***

    사람들은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진상 고객들을 만나면 그걸 꼬투리 삼아 소란을 피우는 경우도 있긴 있겠죠.

    하지만, 때로는 직원의 실수보다는 이어진 사장이나 매니저의 태도가 더 사태를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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