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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그리고 도약... 디즈니 픽사 ②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 위해손 가는 대로/그냥 2007. 11. 26. 15:40728x90
위기 그리고 도약... 디즈니 픽사
②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 위해
디즈니가 새롭게 찾아내려는 건 앞서 말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선택에서만은 아닙니다. 업종의 특성때문이지만 일상이 창의력과 이어집니다.
많은 사람들은 창의력하면 자유로운 환경을 먼저 떠올립니다. 정해지지 않은 근무시간, 마음대로 입어도 되는 복장과 같은. 리더십 관련 서적 몇권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또한 이렇게 자유롭고 맡기는 것이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실제로 '니모를 찾아서'의 도리, '인크레더블'의 헬렌과 바이올렛 등 인기 캐릭터를 디자인한 '라따뚜이'의 애니메이터 지니 산토스는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는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그는 오전 9시에 출근하여도 하루 종일 놀다가 오후 5시 반에야 아이디어를 내기도 합니다. 또, '로빈슨 가족'의 애니메이터 딕 존대그는 애니메이터로서 자신의 목표가 노는 것(Have Fun)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자유분방함이 오늘날의 디즈니를 있게 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창의력을 위해서는 그런 자유로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눈에는 가장 잘띄지만 오히려 그것은 사소한 것일 수 있습니다.
창의력을 내고 나면 이어지는 것은 자유분방함이 아닌 고된 반복입니다. 애니메이션 작업에서 누가 강요하지 않더라도 피할 수 없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단순반복적인 작업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전통적인 셀작업이든 컴퓨터 그래픽이든 마찬가지 입니다. 창의와 자유만을 보고 섣불리 발을 들여놓았던 많은 젊은 애니메이터들을 실망하고 중간에 포기하도록 만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누릴 수 있는 편안함. 반대로 자신이 의견을 내면 기다릴 고생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애니메이터들이 새로운 의견을 낼 수 있는 건 뒤에 기다리는 단순반복 작업마저 즐길 수 있는 자기 업무에 대한 애착과 몰입일 것입니다.
애착과 몰입과 함께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데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새로운 생각을 두려움없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 입니다. '로빈슨 가족'의 감독 스티브 앤더슨은 자신있게 말합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내면서 아이템이 나쁘다고 욕먹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없이 말한다고. 그리고 디즈니는 실패를 통해 성장을 한다고.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욕하거나, 왜 그런 소리를 해서 지금까지 안해도 잘되어 왔는데 왜 일을 만드냐는 비난이 있으면 새로운 생각이 나올 수 없습니다. 만약 그런 분위기라면 떠오른다손치더라도 개개인이 스스로 억제를 할 것이고, 애착과 몰입이 서서히 사그러들 것입니다.
비난은 없어야 겠지만 그러나 논쟁은 필요합니다. 그게 그거 아니냐라는 사람도 있고, 때론 구분이 어렵기도 하지만, 비난과 논쟁은 전혀 다릅니다. '인크레더블'의 스토리 감독인 마크 앤드루스는 농담조로 동료들이 때로는 서로 증오한다고까지 이야기 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최대한 많이 부딫혀야 좋은 아이디어도 나오고, 뛰어난 작품도 나온다고 합니다. 금융에서 무슨 창의력이 필요하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정답이 없는 모든 세계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부딫히는 것은 보다 좋은 길로 가기위한 훌륭한 방법입니다. 그건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는 언제나 모두가 한 길을 갈 때 생긴다는 말이 있듯. 비난이 아닌 논쟁을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원천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 조직일 수록 논쟁을 하려해도 비난밖에 되지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때, 같은 길을 가고 있음을 서로 잘 알고 있을 때 건설적인 논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든,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 분위기이든 그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창의력을 중시하고, 디즈니만큼, 아니 보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던 많은 벤처기업들이 망했습니다. 실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창의력은 허망한 환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은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자신들 맘대로 논쟁할 수 있기 전에 충분히 훈련하고 공부합니다. 딕 존대그에 의하면 디즈니의 애니메이터들은 캐릭터 동작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미술뿐 아니라 연기, 팬터마임, 심지어 해부학까지 공부한다고 합니다. 분위기는 그들이 공부한 것을 밖으로 끌어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일 뿐, 아이디어는 사실 그들이 공부한 그 안에 다 있었던 것일 지도 모릅니다. 논쟁이 비난이 아닌 논쟁이 될 수 있는 것 역시 실력이 깔려있어야 합니다. 실력이 부족할 수록 사람들은 논리적 접근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치우치게 되고, 안되면 말꼬리만 잡아 서로 간에 앙금이 쌓이게 됩니다.많은 사람들이 보고 생각하는 것은 단지 자유로운 분위기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디즈니가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해주는 것은 그 이상의 것들입니다.
몰입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끝이 없어보이는 반복작업도 즐길 수 있습니다.
믿음이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비난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다른 사람의 반론이 자신을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아닌 건설적 논쟁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력이 있습니다. 논쟁이 논쟁으로 끝날 수 있는 실력이 있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실력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있기에 오늘날의 디즈니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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