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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 18
    손 가는 대로/[詩] 2021. 7. 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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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18

    왜 그 길을 택했냐고 묻는다면 웃지요

    ***

    학창시절에 배웠던 시 중에 김상용(金尙鎔)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는 시가 있었습니다.

    그 시의 마지막은 다음과 같이 끝나죠.

    왜 사냐건
    웃지요

    별다른 미사어구는 아니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친구들 역시 인상적으로 생각했는지 당시에 '...건 웃지요' 또는 '...면 웃지요'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남들이 많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합니다. 때로는 스스로 길을 선택하기도 하고, 때로는 길이 사람을 선택하기도 하죠.

    낯선 길을 가노라면 주위 사람들은 끊임없이 묻습니다. '왜' 그 길을 택했냐고.

    때로는 설명도 필요하겠지만, 때로는 설명을 해도 사람들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어쨋든 안 가본 길은 안 가본 길이니까요.

    그 때에 필요한 것은 구구절절한 설명이 아닌 시인 김상용이 웃었던 그 웃음일지 모릅니다.


    Image by Guilherme Stecanella from Unsplash



    William-Adolphe Bouguereau(1825~1905), The Goose Girl, 1891, oil on canvas, 152.4 x 73.6 cm, Herbert F. Johnson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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