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력구제, 사적보복, 사적응징손 가는 대로/그냥 2022. 11. 14. 06:03728x90
자력구제, 사적보복, 사적응징
자력구제는 범죄 등의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들이 범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공권력이 아니라 스스로 범죄에 대응하거나 벗어나려는 행동을 말합니다.
사적보복은 이미 발생한 범죄에서 어떤 이유로든 법적 테두리에서는 범죄자에게 충분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피해자나 피해자의 주변인들이 범죄자에게 사적으로 취하는 행동입니다.
사적응징은 사적보복을 포함한 보다 큰 개념입니다. 행동을 취하는 사람이 피해자나 피해자와 관련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응징은 정의감에 불타는 제 3자가 할 수도 있죠.
자력구제, 사적보복, 사적응징. 똑같은 단어는 아니지만, 공권력을 믿을 수 없어서 거의 비슷한 용어로 사용됩니다. 현대사회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들이 난무할 경우 복수가 복수를 부르며 사회의 기본적인 질서가 무너질 수 있기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자력구제, 사적응징은 영화나 TV시리즈물에서 많이 다루는 소재들 중 하나입니다.
맨 온 파이어(2004), 테이큰(2008), 아저씨(2018) 등과 같은 영화에서 법을 넘어선 개인의 통쾌한 응징은 불법적이지만, 정의구현이라는 명분으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프리즈너스(2013)의 경우는 마냥 통쾌하지는 않고, 자력구제에 대한 복잡한 생각을 떠오르게도 하죠.
다크나이트(2008)의 배트맨을 비롯하여 수많은 수퍼히어로들 역시 대부분 사적응징의 대표적 인물들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는 막강한 능력으로 사적응징에 나서는 수퍼히어로들을 공권력의 통제에 두려는 시도로 발생한 수퍼히어로들 간의 갈등을 내용으로 하죠.
디즈니플러스의 시리즈물인 3인칭 복수(2022)는 3자의 복수 대행을 통한 사적응징이 소재로 나옵니다.
극히 일부 예를 들었지만, 일일이 언급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자력구제나 사적응징과 관련된 작품들이 나와 있습니다.
법적으로 금지된 자력구제나 사적응징이 이렇게 관객들의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한계때문일 겁니다.
현실에서는 많은 이유로 범인들을 검거하지 못하거나 어이없이 낮은 형량을 받고는 하죠.
증거수집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수로 증거채택이 안되어 범인이 확실한데 무죄가 되기도 하고, 범인이 너무 똑똑해서 범인이 확실한데 물리적 증거를 못찾아서 사건이 미결로 종결되기도 합니다.
범죄자 보다 더 사악한 변호사에 의해 범행이 부인되거나 엄청난 감형이 발생하기도 하죠.
빼도 박도 못하는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법이 잘못되었거나 판사의 개인적 성향이 작용되면서 말도 안되는 약한 형량을 선고받기도 합니다. 분명 유죄판결인데 형량을 보면, 더이상 이 범죄로 강력한 처벌을 못하게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 같은.
그리고, 대통령의 사면권이 남용되어서 풀려나면 안될 사람들이 사면을 받고 나오기도 합니다.
더 심각하게는 권력자나 재력가가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하고, 이에 공권력이 알아서 사건을 덮기도 합니다.
어느 국가에서는 정치인이나 수사당국의 고위간부가 범죄조직의 중요간부로 활동하기도 하죠. 심지어 범죄조직의 두목이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자력구제나 사적응징에 환호하게 됩니다.
자력구제나 사적응징이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지만, 그런 것들에서 사람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입법기관에서 법을 제대로 못만들어서 범인을 못잡거나 말도 안되는 낮은 형량밖에 못주는 걸 수도 있고, 사법기관에서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 자기와 같은 부류의 눈높이에 맞춘 판결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집행기관에서 범인을 잡을 역량이 부족하거나 정치적 눈치보기만 하고 있기때문일 수도 있습니다.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