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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차 관람 vs 인생손 가는 대로/그냥 2022. 11. 28. 06:13728x90
N차 관람, No N차 인생
영화를 여러 번 보면 처음 볼 때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벌어질 사건의 복선일 때도 있고, 복선은 아니어도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일 때도 있죠.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살아가면서 이거저것 놓치고 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인생에 비하면 아주 짧은 영화 한 편에서도 놓치는 것들이 많은데, 삶에서 놓치는 것들은 오죽 많을까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하지만, 놓치고 있더라도 인생은 N차의 삶이 불가능합니다.
불교에서는 윤회를 말하지만 기억이 지워지고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것이기에 N차 인생이 아닌 아예 다른 인생이나 다름없죠.
기독교에서는 사후의 세계를 말하지만 그것은 삶의 연장선일뿐 역시 N차 인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첫 번째 삶이다 보니 놓치는 것도 많겠죠. 하지만, OTT처럼 앞으로 돌려서 다시 반복할 수도 없고, 영화를 보듯 N차 관람을 하면서 놓친 것을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무언가 놓친 것 같다고 아쉬워하거나 다시 보기 버튼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만화, 영화, 소설 같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영화 리스타트(RE-START, 2021)는 그런 상상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주인공 로이 펄버(프랭크 그릴로)는 자신도 모르는 이유로 갑자기 같은 날을 반복해야 하게 됩니다. 그는 무한 루프 속에서 매번 죽음을 맞이하며 자포자기하기도 하죠. 그러다가 반복 속에서 점점 놓친 걸 알게 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인생은 결코 그렇지 않죠. 그런 반복을 통한 기회는 없습니다.
모든 건 단 한 번입니다. 놓쳤다는 걸 사후라도 아느냐 끝까지 모르느냐의 차이지 다들 무언가 몇 개쯤은 놓치고 있을 뿐입니다.
놓친 게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놓친 걸 아느냐 모르냐의 차이가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지나간 삶을 후회하지 말고, 지금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것이죠. 영화와 달리 되돌릴 수도, 반복할 수도 없는 삶이니까요.728x90'손 가는 대로 >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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