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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잼버리손 가는 대로/그냥 2023. 8. 11. 09:24728x90
세계잼버리
세계잼버리는 스타우트들의 세계야영대회입니다. 기간 동안 야영생활이 기본이며 이를 통해 국제적인 우의를 드높이고, 각종 행사와 활동에 참여하면서 개척정신, 호연지기 등을 기르는게 목적입니다.
하지만, 이번 잼버리는 말그대로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이해 부족
부실한 준비가 문제가 되었지만, 보고 있으면 단지 준비가 부실한 것이 아니라 주최측은 아예 잼버리에 대한 이해 조차 없는 걸로 보여집니다.
아무리 작은 행사라도 행사를 준비하게 되면 어떤 행사인지 행사에 대한 정의와 취지와 목적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기본인데 뉴스를 보면 그것조차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잼버리는 기본적으로 야영대회인데, 야영에 필요한 준비가 부실해서 문제가 되었죠.
그리고, 이후 이어진 대응조차 잼버리에 대한 이해가 없음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태풍이 오면서 야영지를 떠나는 명분을 만들어 주기는 했지만, 이미 태풍 전에 준비 미흡을 이유로 각 국에서 차례대로 야영지를 떠나며 '야영'과 '국제적인 우의'는 물건너갔죠.
관광과 콘서트가 대안?
대안이라고 내놓은 것도 각 국별로 움직이는 시내 관광이 주였습니다. 야영도, 개척정신이나 호연지기와도 상관없는 활동들이었죠.
그러면서 오로지 K-Pop 콘서트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젊은 이들이 주축이다 보니, 대회의 마지막을 유명 가수가 나오는 K-Pop 콘서트로 마무리하면, 중간의 기억은 안 좋았어도 좋은 기억을 남길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좋아하는 지와 별개로 잼버리 대회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행사입니다.
취지 때문에 꼭 필요한 행사가 아니라, 취지와 동떨어진 행사를 태풍이 한참 지나가는 기간 동안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을 오로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다 떠 넘기고, 가수들은 리허설도 못한 채 비에 젖은 무대에서 공연을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책임져야 할 부처의 장관 중 한 명은 오히려 사후대응이 대한민국의 위기대응능력을 보여주었다고 자화자찬을 하였죠.
하지만, 준비과정 부터 사후대응까지 전 과정에서 조직위의 대응은 얼마나 잼버리에 대한 이해가 없는지와 위험에 둔감한지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민간부문의 전방위적인 지원과 콘서트가 참가자들의 나쁜 기억 위에 좋은 기억을 덮는 효과는 있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잼버리 행사와는 거리가 먼 관광체험이 되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이 잼버리를 위한 출장이라면서 관광을 위한 외유성 출장으로 갔다와서 그런지 사전준비 뿐만 아니라 사후대응까지도 여전히 잼버리를 관광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고 불감증
또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입니다. 사고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내지는 잘 한거다?
결론만 보면 물론 사고가 안 나면 다행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위험에 둔감하고, 자화자찬 밖에 모르면 언제든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과를 떠나서 태풍으로 정상적인 준비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K-Pop 콘서트를 강행한 자체는 분명히 그 의사결정권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정부의 잘못을 노동자들과 어린 가수들의 위험으로 떠 넘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결과가 좋더라도 결과가 좋으니 괜찮다는 식의 대응은 그런 게 쌓여서 정말 큰 사고를 만드는 겁니다.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