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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의 생명과 숫자
    손 가는 대로/그냥 2022. 11. 1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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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생명과 숫자

    예전에 한 인터넷 기사 중 언론의 행태에 대한 자기반성적인 기사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희생자 수에 따른 언론의 행태를 비판한 것인데,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언론이 관심을 갖는 것은 원인이나 대응보다는 사망자가 있느냐 없느냐, 있다면 10명이 넘냐 아니냐, 10명이 넘으면 100명이 넘냐 아니냐에 따라 기사의 중요성이 달라지고, 그러한 행태가 군중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작 정부나 국회가  책임져야 할 일에도 한 두 명만 사망하면 정부와 국회는 쉬쉬하고 적당히 덮어버리고 언론도 집중 취재를 하지 않으며, 정부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일에도 수십 명, 수백 명이 사망하면 바로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어버리고 여야가 앞다퉈서 없는 근거도 만들어서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행태를 비판한 글이었습니다.

    해당 글은 최근 SPC 공장의 노동자 사망이나 이태원 참사, 군부대 폭발 사고 등이 있기 전에 올라왔던 글로 최근 발생한 사건들 때문에 나왔던 글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그러한 행태가 현재의 사건사고들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보기도 힘들죠.

    물론 많은 사람이 희생된 사건일수록 사람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런 것들이 언론이나 정치권에 의해 조장되거나 부풀려지고, 혹은 희생자 수가 적다고 감춰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사망해야지만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는 사회라면, 다시 말하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기 전까지 관심을 갖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을 때 대책을 마련하는 사회라면 불행 중 다행이겠죠. 그런 비극조차 대안마련을 위한 반성의 시간이 아닌, 단순히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정쟁의 도구로만 사용한다면 더 문제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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